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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브릭1 | 18/07/19 15:17 | 추천 19 | 조회 3457

19살 집을 나왔어요 (5편) +298 [10]

뽐뿌 원문링크 m.ppomppu.co.kr/new/bbs_view.php?id=soho&no=18606

우와… 한시간 사이 무슨일이 일어난 거죠…?
뽐뿌에서 쪽지가 와서 확인해 봤더니 핫게라니요...
이런 관심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 ^^
어서 시작하겠습니다.

매장 오픈을 준비하던 중 갑작스러운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의 상권때문이였죠
무작정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으로 가득차있던 저에게
상권을 파악해가며 인테리어를 준비하였던 14일은 자신감보다 불안감을 더 크게 안겨주었습니다.

오픈준비를 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지나가던 주민들도
“핸드폰매장을 뭐 이런데에 차린대?” 하며 한소리씩 하시고 
지나가는 유동인구도 많지않고 근처 상가라고 해봐야 근처 피아노학원, 어린이집, 
부동산, 구멍가게같은 한칸짜리 슈퍼 뿐이라 동네도 활기없이 우중충…
저는 사장이 된다는 꿈에 부풀어 그상권에 대한 사전조사와 객관적인 시각이 매우 부족했던 것입니다.
거기에 허접한 인테리어까지… 이제와서 계약을 무를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마음은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였죠.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시작도 하기전에 패배감에 쩔어 오픈할 수 없었죠.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보려 노력하였고 저의 매장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 보려 노력하였습니다.
전 세계에서도 모두가 훌륭하다고 이야기하는 훈민정음 조차도 
보는 시각에따라 노비를 더 효율적으로 부려먹기위해 창재되었다는 주장이 있는 것처럼 
상가도 보는 관점과 시각에따라 달리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주위환경과 상권을 지켜보니 대표적인 장점으로는 주위에 휴대폰매장이 없다는점
그리고 그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점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점포는 바로 연세가 지긋한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부동산’이였는데 
재개발구역으로 묶여있는 지역의 특성상 정보를 얻거나 집을 사고 팔고 하는 사람들의 드나듬이 많았고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부동산답게 지역 주민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저는 부동산 사장님께서 날 도와준다면 망하지 않을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릅니다.

부동산 사장님에게 이쁨을 받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돈이 모자라던 저는 주스를 사들고 부동산에 방문하거나 과일을 사들고 방문할 수는 없었지만
대신 아침에 만나면 안녕하세요 인사드리고 점심이면 식사 맛있게 하셨는지 인사드리고 
저녁에 퇴근하실때면 깍듯하게 잘 들어가시라고 인사드리고 아침 저녁으로 저희 매장앞을 쓸고 닦을때
부동산 앞도 똑같이 쓸고 닦았습니다.
저를 이쁘게 봐주시고 도와달라는 무언의 압박이였죠…ㅎㅎ

그리고 저의 그런 모습이 연세가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이쁘게 봐주었나 봅니다.
나이가 한참 어린저와 매장앞에서 대화도 자주해 주시고 지나가는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이 지나가면
“여기 핸드폰매장 들어와 그런데 사장이 나이가 참 없어 그러니까 핸드폰 살일 있으면 좀 도와줘”
라며 홍보도 해주시고 부동산에 놀러오는 근처 집주인, 건물주분들 에게도 넌지시
“핸드폰 바꿀때 되지 않았어?”하고 물어봐 주십니다. ㅎㅎ

그리고 저 나름대로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는데 다시한번 ‘인사’였습니다.
제 매장을 제외하면 핸드폰매장은 멀리 역앞에 있는게 전부였는데
핸드폰이야 어차피 으리으리한 매장에서 사도 삼성폰이고 작은 매장에서 사도 삼성폰이기 때문에
저는 조금이라도 인사를 주고받고 조금이라도 얼굴을 익힌 매장에서 구매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시간 날때마다 밖으로 나가 이미 깨끗한 매장앞을 쓸고 또 쓸으며 
지나가는 동네 주민분들 마다 인사를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뭐야 나 아나…?’하는 표정으로 떨떠름한 표정으로 지나 가시던 분들이 
3일 채 지나지않아 저의 인사를 받아주시기도 하고
“핸드폰 바꿀때 되었는데 여기 오픈하면 바꿔야겠다 언제 오픈해요 오픈이벤트 하죠?”라고 
물어봐 주시는 분들도 생깁니다.ㅎㅎ
어떤 분들은 “저 알아요?”라고 하는분들도 계셨지만 그럴땐
“저 여기서 장사할거라 미리 인사드리려구요^^”라고 이야기하면 
“아~ ㅎㅎ”하고 웃어주십니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아가며 오픈을 하게되었습니다.


Ps :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작은 팁을 드리자면 … 
꼿꼿히 서서 사람들 지나가는거 지켜보다가 인사하지 마시고
청소를 하던 유리창을 닦던 무언가 일을 하시면서 
눈이 마주치는 분들에게 인사드리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우리나라 사람들 생각보다도 더 인사받는거 좋아해요 ~ ㅎㅎ^^


이번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헬렌켈러의 명언으로 마무리 하고 다음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나는 폭풍이 두렵지않다. 나의 배로 항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니까”

댓글과 추천은 제게 큰 힘이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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