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니 웃기는 시리아의 선거에 대해 ARABOZA +577 [11]

시리아에도 국민투표 제도가 있기는 있다.

그런데 시리아는 정부 관리가 투표 용지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건 2014년 대선 투표 용지인데... 대체 어떤 용자가 맨 오른쪽 놈이 아닌 다른 새끼에게 투표할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다.

시리아는 여성들에게도 투표권을 준 선진 아랍국가라고 존나게 홍보해댄다.

그런데 비밀투표가 지켜지지 않고 정부 관리가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선거권이 있든 없든 솔직히 의미가 없다. ㅋㅋ

그래도 수니파 세력이 강한 지역에서는 반대표에 대해 눈감아주는지 일단 바샤르의 득표율은 67% 정도였다.

그래도 이건 상당히 발전한 거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2000년 대선(바샤르 알 아사드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그 선거)의 투표용지는 이렇게 생겼다.

오른쪽의 녹색 원이 바샤르.

왼쪽은 후보 없음이라는 의미. (2000년 대선에서는 바샤르 혼자 출마했다)

녹색 원에 자기 이름과 서명을 하고 지장을 찍게 되어 있다.

과연 왼쪽에 서명한 새끼가 있었을까?

바샤르는 정부 공식 발표 99.7%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다들 알다시피 시리아의 독재자는 원래는 의대생이었다.

그의 형 바셀 알 아사드는 경마 선수였고 곧바로 군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바샤르는 매우 학구적인 인물이었고 영국에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안과 의사로 일했다.

왼쪽의 이 마스크를 쓴 인물이 바샤르

바샤르는 영국 유학 시절 자기가 시리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말을 안하고 다녔다.

다만 시리아 대사관에서 보낸 운전수가 그를 수행했기 때문에 영국인들은 바샤르가 그저 돈많은 중동 부잣집 아들인줄 알았다.

바샤르는 정치에 뜻이 없었다.

그는 영국에서 이미 결혼을 했다.

상대는 영국에서 태어난 레바논계 여성 아스마(Asma)였다.

그의 형 바셀은 이미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었다.

(중간의 키작은 사람이 바셀, 키 제일 큰 놈이 바샤르)

바셀에게는 나쁜 버릇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포르쉐를 타고 폭주하는 일을 즐겼다.

성격은 매우 교만하고 난폭하여 조수석에 기관단총을 두고 다니는데 맘에 안드는 일이 생기면 총을 갈겼다고. ㄷㄷ

하지만 그러한 난폭함은 중동에서는 오히려 통치자에게 요구되는 자질로 인정받았다.

그러다가 안개 낀 날 새벽에 폭주를 하던 바셀은 교통사고로 노짱을 따라갔다.

바샤르는 후계자로 지목되었고 영국을 황급히 떠나야 했다.

동료 의사들이 물었다. "바샤르 너 어디 가는데?"

바샤르가 대답했다. "말 안해줬던가? 내 아버지는 시리아 대통령이야.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겼어."

바샤르는 시리아에 돌아가자마자 공군에 입대하고 소위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키가 크고 비쩍 마른 바샤르는 걸음걸이부터가 '선비'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안과의사를 군대식으로 뜯어고치는 과정에서 바샤르는 특진을 거듭하여 불과 몇년만에 별을 달았다.

그리고 2000년 그의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바샤르는 대통령이 되었다.

다소 문제가 있었다. 시리아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은 40세 이상이어야 했는데 바샤르는 당시 35세였다.

시리아 정권은 간단히 해결했다. 헌법을 고치는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후보는 바샤르 한명)를 동시에 했고 바샤르는 대통령이 되었다.

재미있는, 아니 무서운 일화가 있다.

바샤르는 임기 초에는 상당히 개방 정책을 펼쳤다.

언론 자유를 인정하고 정부 비판도 가능하게 했다. (몇 년 후 도로 금지시키지만)

시리아 언론인들은 바샤르에게 호감을 가졌고 그의 사생활을 책으로 써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바샤르는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고 한다.

"안돼.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어. 이제 누구도 대통령에 대해 말을 하지 못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