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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진.. | 18/05/27 21:50 | 추천 72

시설관리 이야기...jpg +986 [63]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054419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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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숨좀 돌린다.

아파트 시설관리일 특성상 주말만 되면

대여섯번 이상은 꼭 민원이 들어온다.

변기가 막혔다거나, 세탁기 급수배관이 터졌다느니 하는 민원은 웬만하면 쉽게 해결되니 양반이고..


어쩔땐 혼자사는 80대 할머니한테 눈이 침침해서 그런데, 형광등좀 갈아달라고 연락을 받거나

(민원도 반장 휴대폰 직통으로 때리더라..)


맨손으로 소도 때려잡게 생긴 펑퍼짐한 아주머니한테 바퀴벌레좀 잡아달라는 민원을 받을때도 있다.

어이가 없어 한소리 하려고했는데, 방에서 티비보는 남편 눈빛이 나쁜남자 조재현급이다..

아무튼 입주민들이 까라면 까는게 내 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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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주말을 맞아 한바탕 전쟁치르고

어김없이 옥상에 올라와서 시간떼우는데, 또 민원 들어왔댄다. 부랴부랴 달려가니 20대 후반,

아니 한 30대초로 보이는 여자 한명이 수면바지 입고 기다리고 있다. 집에 사람없을때 변기막히면 이렇게 민원때리는 여자들은 사실 한둘 아니다.


안봐도 휴지 집어넣고, 자기 손더럽히기 싫어서 불렀구나 싶어, 말도 안하고 화장실로 처들어갔다. 언제 막혔어요? 30분전이란다. 집에 뚫어뻥있냐고 하니 있단다. 그럼 멀뚱멀뚱있지 말고 가져와요, 밀어붙였더니 군말없이 가져온다. 변기뚫는 짓만 3개월 가까이하니 아저씨들처럼 이제 나도 약간의 뻔뻔함같은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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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무리 지랄을 해도 안뚫어져서

20키로 나가는 기계까지 들고 와야 하나..

날도 더운데 내가 이 여자 상대로 이런 생고생을 할 가치가 있나 싶어, 안에 뭐 집어넣으셨어요?

물으니


원래부터 이집이 오래 된터라 잘막혔고

어쩌고 저쩌고 동문서답이나 하고있다.

빡쳐서 아니 뭐 넣었냐구요, 그제서야 한시간전에 실수로 비닐봉지 넣고 물을 내렸단다. 염색하고 그지랄을 했대나.. 미친년


그럼 이건 배관을 뜯어서 고쳐야한다. 근처 업체에 사람불러서 연락하라고 쌩 내려왔다. 더이상 내가 스트레스 받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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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벙커다. 내가 억지로 뚫으면 그 순간은 내려갈지 모르나, 비닐봉지 정도라면 분명 어디선가 또 막히게 되어있다. 그럼 저기까지 다 뜯어내야한다. 그럼 진짜 대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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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버린 침대를 들여왔다.

일이 없거나 당직때 누워서 쉬는 곳이다

지하벙커의 습한 먼지냄새, 입주민 똥오줌이 흐르는 배관을 옆에끼고 저기서 먹고, 잔다 어쩔땐 우리 집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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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아저씨들이 쉬는곳이랑 연결도 되어 있다. 내가 자식같아 보이는지 친근하게 다가와서 말걸던 5동 경비원은 자기네 집에 지금 건물이 두채나 있다고했다. 일게이답게 심술이 나서 그럼 왜 이 일을 하세요, 물으려다 말았다. 그냥 그 자체로 너무 고생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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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올라오니 석양이 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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