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운전 게임이 지나치게 현실성을 추구하면 생기는 일 +71 [5]

체코의 SNS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게임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지루하게 트레일러 트럭이나 운전하는 게 뭐가 재밌겠냐는 초기의 반응을 깔끔히 무시하듯이 무려 12년 넘게 사후지원이 이어지며 팔려나가는 스튜디오의 밥줄이기도 하다

다른 레이싱 게임들의 사례를 보ㅕㄴ 실제 자동차 회사들이 자사 차량을 등장시켰다가 뜻하지 않게 홍보가 되어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한 둘이 아니었는데

유로트럭 역시 인기가 많으면서 트럭 제조사들 홍보가 상당히 잘 되었던 만큼 현실의 트럭 회사들도 유로트럭 제작사와의 사이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무튼 현실에서 전기차 전환이 슬슬 이루어지는 만큼 트럭업계도 전동화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는데

유로트럭 역시 르노와 스카니아 두 회사가 홍보 목적으로 게임에 자사의 신형 전기 트럭인 E-Tech T와 S BEV를 추가시켰다

사실 원래는 테슬라 세미를 넣을 예정이었는데 계속 밀리다가 이 둘이 먼저 추가된 것이지만

유로트럭은 지나칠 정도는 아니지만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이 붙은 것 답게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차량 성능을 재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역시 이 두 트럭들도 현실의 그것과 최대한 동일한 스펙을 맞춰서 게임에 구현시켰다.

근데 정작 게이머들이 이 신형 전기트럭을 본 반응은 영 애매했는데

이유는 SCS가 일부러 성능을 조졌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너무 현실적으로 만들어서 문제였던 것.

현실의 전기차들이 내연기관에 비해 토크나 RPM 등에서는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게임에서의 전기 트럭들도 내연기관 트럭들에 비해 쭉쭉 나가는 시원시원한 가속력을 보여주지만

문제는 내연기관에 비해 지랄맞은 연비(아님 전성비?)까지 구현해버리는 바람에(...) 조금만 멀리 돌아가도 배터리가 바닥나버리는 일이 흔했다는 것

현재는 게임에 전기차 충전소가 구현되어 있지 않아서 유저가 직접 트럭을 사서 굴려볼 수는 없고 일종의 퀵서비스 형태로 쓸 수만 있지만

어떤 유저가 전기차 충전소 모드를 만들어서 굴려본 결과 장거리 운송으로 넘어가면 가다가 보이는 충전소는 모조리 들어가야 중간에 배터리가 다 닳는 일이 없을 정도로 전성비가 구렸다고 한다

결국 이 소식을 들은 유저들은 아직 전기트럭은 시기상조인가보다(...)하는 반응을 보였으니 홍보를 목적으로 트럭을 추가해준 제조사들 입장에선 의도치 않게 역효과가 나버린 셈

뭐 제작사의 잘못이 있다면 너무 충실하게 구현했다는 잘못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