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게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종합 (4159677)  썸네일on   다크모드 on
방구석미.. | 24/06/07 01:08 | 추천 92 | 조회 2291

저는 밀양 출신 남자입니다. +265 [13]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746842

안녕하세요? 보배드림에 가입한 후 처음으로 인사말 남겨봅니다.

저는 이번에 크게 문제가 되었던 밀양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과 같은 고향에서 같은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남자입니다. 

무거운 마음이 크지만 이렇게라도 외칠 수 있는 공간에 글을 남기고 싶어 조심스럽게 글을 적어 봅니다.

 

저는 정확히 그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뉴스 보도나 영상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또래 애들이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했다는 것도 놀랐지만 이후 상황이 더 놀랍고, 최근 근황들을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니 더 경악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심각하게 사건처리가 엉망이어서 그런지, 최근 들어온 유튜버들의 무차별적 신상 공개에 환호하는 여론이 압도적인 거 같습니다. 사실 저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어떤 경찰관이 밀양 물을 흐렸다느니, 밀양 망신을 시켰다느니 해서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내용은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입니다. 솔직히 그 경찰도 떨고 있을지 모를일이죠. 자신도 혹시나 신상이 털리지는 않으려나..

 

가해자들 명단이라도 떠돌아다니는 명단에는 사실 처음 보는 이름도 있고, 저한테 익숙한 이름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 무리 아니 쓰레기들 중 일부 XX들에게 차마 말씀드리기 어려운 폭력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억도 나고, 장소도 기억이 나네요. 사실 갑자기 그렇게 기억이 나니까 마음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가슴이 갑자기 답답하기도 합니다. 아직 그 트라우마가 있나 봅니다.

 

무지하게 저를 괴롭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 방학숙제로 냈던 것(부모님과 놀러갔던 사진을 스크랩해서 추억록 비슷한 것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을 갈기갈기 찢어놨었죠. 눈은 다 파놓고. 심지어는 빨간 크레파스로 한 대 맞을 각오하라는 식의 폭언.

 

그 어린 나이에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울면 운다고 때리고, 애들 앞에서 망신주는 일도 많았구요. 지금 생각하니까 아직 제가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나 봅니다.

 

더 구체적인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그만 하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 상처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정신적 고통을 몇 년간 겪었습니다. 겨우 벗어나기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저는 밀양을 떠나 최대한 먼 곳으로 왔습니다.

 

지금 솔직한 심경은요.

그들이 더 털리길 바랍니다.

물론 사적 제재. 옳은 방법 아닌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법이 뭐 같았고, 법을 집행한 기관들과 사람들이 뭐 같았습니다.

결국 20년 동안 그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살았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죄값을 이렇게라도 받길 바랍니다. 

옳지 않다는 거 압니다.

 

참고로 저를 가장 괴롭혔던 그 놈.

신상이 털린 인간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속이 시원합니다. 정말로요.

너무너무 좋습니다.

 

그대로 돌려주고 싶어요.

지금 아마 괴롭겠죠?

멀었어. 너 더 괴롭길 바래.

아니, 더 이상 세상에 나와서 돈 벌 생각 하지마.

행복해질 생각도 하지마.

 

부고 소식 들으면

오천원이라도 보태줄게.

 

잘가라. 멀리 안 간다 시X놈아.

[신고하기]

댓글(13)

이전글 목록 다음글

6 78 9 10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