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동네 맛집이던 국밥집이 있었음.
직접 빚은 고기순대에 수육도 잘 삶고 국물도 직접 내는데, 가격은 싸고 국물 무한리필(건더기 포함)이라 돼지들의 낙원이었음.
그런데 리모델링한다면서 잠시 휴업하다 영업을 재개했길래 가보니 메뉴도 다르고 직원도 바뀜.
신메뉴인 뼈다귀해장국을 먹었는데 어떤 뼈는 덜 익어서 고기가 떨어지질 않고 어떤 뼈는 너무 익어서 고기가 녹아내림.
주방에서는 "이거 얼마나 끓여야해?" "글쎄 잘 모르겠는데"하는 소리가 들림.
아 이건 100% 리모델링이 아니라 가게를 인수한거구나 하고 계산하면서 가게 인수하셨냐고 물어봄.
얘기를 들어보니 장년의 부부가 명퇴하고 지방 내려와서 퇴직금으로 잘 나가는 가게에 권리금 주고 들어온거였는데...
사연이야 어쨌든 아 여긴 그때 그 가게가 아니구나 다시 안와야겠다 하고 수고하세요 하고 나감.
로컬 커뮤니티에 어디어디 국밥집이 다시 열었길래 가봤는데 어떠어떠하더라 하고 얘기를 함.
그리고 반년쯤 뒤 그 국밥집은 폐업을 했고 얼마 뒤에 생고기육회집이 들어왔다가 그것도 곧 폐업함.
지금은 무슨 자동차 정비 간판 붙어있던데 창고로 쓰는건지 사무실로 쓰는건지는 모르겠음.
퇴직금을 밑천으로 장사를 시작했으면 잘 좀 배우셨어야지...
댓글(7)
가게에서 장사한다는 게 말 그대로 회사차리고 사업을 하는 것과 같은데
음식 파는거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음
기술전수로 돈받아처먹고 눈탱이 쳐먹는 놈들이 제법 있어갖고
못해도 수억 썼을텐데 잘 알아보고 열어야지...
저분들도 나름 노력은 한거라고 생각함.
근데 가게는 노력이 중요한게 아니라 무조건 성과를 내야되니까 그게 빡쎈거지.
살면서 느낀게, 신장개업 하는 집 거의 10에 7~8은 걍 6개월 안에 망하고(열정도 없고 노하우도 없고 돈도 없으니), 나머지 2~3도 거진 3년안에 망함(이때쯤이면 가게 경영 노하우는 있는데 가게 운영할 열정이나 돈 둘중 하나가 없는거)
어지간하게 확실하게 작정한거 아닌이상 사업은 함부로 하면 안됨. 관련분야에서 구르고 구른 사람도 엎어지는게 사업임
자영업 특
본인이 하면 무조건 성공 할 거란 근자감을 가지고함
잘되는 가게를 인수한다는건 노하우를 가져온다는건데
그거 없이 그냥 권리금만 주고 자기만의 색으로 차리면 비싼 돈 주고 들어올 이유가 없는건데 이해가 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