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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새_ | 19/01/23 13:13 | 추천 13 | 조회 813

미쉐린 원스타, 창의적인 태국음식 맛집, Uncle Boons 후기입니다 +258 [8]

디시인사이드 원문링크 m.dcinside.com/view.php?id=superidea&no=170854

*모바일뷰 서식문제 때문에 재업로드 합니다*

악어새입니다.


너무 바빠 아침은 커녕 점심도 못먹은 금요일... 거하게 저녁을 먹고 싶었습니다.

예약을 거의 안받고, 오픈 하자마자 가서 줄서야 간신히 앉을 수 있는 미쉐린 원스타인 엉클 분스에 가기로 했습니다.

귀찮다는 친구를 괴롭혀 불러내고, 분스 삼촌네 6시쯤 도착했더니...


네? 135분 대기라굽쇼?


뭐... 배고파 죽겠는데, 조금 더 기다린다고 진짜 죽는거 아니니까 기다리기로 합니다.

밖은 추운데 그냥 기다리기 뭐시기 거시기 하니, 근처에 있는 유명 스피크이지로 가기로 했습니다.

Speakeasy라 하면 20년대 미국이 금주법 시대일 때, 몰래몰래 술을 팔던 밀매점 같은 곳들을 말합니다.

이제는 잔재가 남아있는 곳들도 있고, 그냥 뭔가 비밀스러운 스타일로 술을 파는 곳들을 스피크이지라고 합니다.

실제 금주법 시대 때부터 남겨져오는 술집들이 몇군데 남아있는거로는 알고 있습니다만, 여기는 그냥 잘 숨겨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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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기 AB라고 씌여진 왼쪽 철문 보이시죠? 저기입니다.

간판조차 없으니 모르면 그냥 지나칩니다.

Attaboy라는 스피크이지입니다. 벨을 누르고 한 5분 기다리니 호스트가 나왔습니다.

대기 해야한다네요 여기도... 했습니다.

에라이. 시간이야 뭐 널널하니 일단 이름 올려두고 바로 길 건너편 바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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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차 기억 안나는, 분위기는 무난한 바 였습니다.

와인을 한잔 시켰었는데, 잔이 더러워서 다시 달라고 했습니다.

와인은 그냥 물맛...이었습니다.

아, 구려요. 안마셔, 안마신다구.

너무 맛이 없어 그냥 한두모금 마신 채로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자니, 전화가 옵니다.

Attaboy에서 빨랑 오랍니다. 술을 꼴딱 꼴닥 삼켰습니다.

비록 15불이나 했지만, 반정도밖에 안마셨습니다.

눈물 났습니다.


다시 돌아와 벨을 누르고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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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니 꽤 어두운 조명에 바글바글 사람들이 몰려있네요.

꽤나 어두워 사진이 잘 안나왔습니다.

구석에 서서 있자니, 어떤 술을 마시고 싶냐 물어봅니다.

메뉴따위 없답니다.


그럼 위스키... 버본베이스에 뭔가 시트러스가 들어가 새콤달콤한걸 마시고 싶다 주문하니 OK.

친구는 비슷한 걸로..대신 베이스를 진으로 달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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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닥거리고 있자니, 술이 나왔습니다. 와. 정말 맛있습니다.

음. 술은 이래야죠.

분위기도 아주 좋고, 빈속에 곧 들어올 태국음식을 상상하며 먹기에 아주 즐거운 술이었습니다.


상큼하고, 침이 막 고이는 그런 느낌.

버본 베이스이지만 전혀 무겁지 않았습니다.

냅킨 대신 치과에서 쓰는 커다란 일회용 턱받이에 술을 올려줬습니다. 조금 웃겼습니다.

느낌 좋구요...

한 40분정도 더 술을 마시고 있자니, 드디어, 마침내, 파이날리 엉클 분스에서 문자가 한통 옵니다.


5분 내로 컨펌 하세요~라고. 바-로 칼같이 컨펌 했더니...

10분내로 오세요~ㅋ 안그럼 다음고갱님한테 테이블이 넘어가욧~ 이라고 문자가 옵니다.

바텐더를 독촉해서 계산한 뒤, 후다다닥 달려가 삼촌네 입장 성공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Uncle Boons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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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실내입니다.

앞에 입구에 있는 한 5명 들어가는 ㄱ자 형태의 조그만한 바는 사진찍지 않았습니다.

너무 바글바글했어요.


실내로 들어갔는데, 역시 작습니다.

길 건너에 시스터 레스토랑이 있긴 하지만, 확장을 좀 했다면 싶습니다.


일단 식사 전,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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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포스터가 있습니다. 인상적...입니다.

와우... 크레이지 커플이라.. 싸움하는 액션영화...인것 같기도 하고...댄스..영화인가..?

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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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이 깨어나... 베리 부루딸...

오... 지구상 모든사람을 흔들었따..라는... 크흠, 어찌되었든 식사를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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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분스 접시 되겠습니다. 음식점에서 커스텀 접시를 내놓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태국음식점 이니만큼 모티프가 확실한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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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생맥이죠. 이미 술이 조금 들어가 있는 상태였지만, 피쳐 하나 시켰습니다.

White Thai, Westbrook, Witbier, SC 입니다.

알콜은 5%고, 벨기에식 윗비어를 동남아 스타일로 재해석한 맥주입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코리안더와 오렌지 껍질 대신, 레몬그래스와 생강 뿌리로 향이 가미되었다고 합니다.

상큼하고 살짝 생강 덕인지 입에서 기분 좋은 자극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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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요리 1호입니다. Mee Krob입니다.

Mi Krop이 원래 이름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여기 메뉴판엔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이름 뜻대로 바삭한 국수입니다. 튀겨둔 Sweetbreads(이자)에 바삭한 국수 샐러드입니다.

이자 요리를 좋아합니다. 프렌치 식당에서 ris de veau가 있다면 꼭 먹습니다.

어쨌든, 미크롭 안에 땅콩, 말린 새우, 계란, sawtooth herb(쿨란트로), 그리고 타마린드 소스로 만들어져있습니다.

고소한 땅콩, 짭조름한 새우, 새콤달콤한 타마린드에 적절히 기름진 이자까지.

바삭한 국수와 함께 먹으니 흠잡을 데 없었습니다.


사우스 파크의 예전 에피소드 중, Meekrob은 아주 심한 욕 수준의 음식이라며 디스했던 기억이...

카트맨의 입맛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나 봅니다. ㄹㅇ 맛있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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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전채요리입니다. Kob Woonsen입니다.

개구리 다리 요리입니다.

레몬그라스와 태국의 허브들이 올려진 당면과 마늘과 간장에 재워진 개구리 뒷다리입니다.

엄지손가락 만한 개구리 다리들이었는데, 정말 부드럽습니다.

아주 육즙이 많은 닭고기 느낌이었습니다.


바삭바삭, 짭조릅한 양념도 취향저격. 와우. 감탄스러웠습니다.

La Grenouille라던가 저명한 프렌치 레스토랑들에서 먹었던 개구리 다리와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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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인입니다. Massaman Neuh입니다.

뼈없는 소갈비에, 마사만 카레, 감자, 적양파, 땅콩, 그리고 녹후추가 들어가 있습니다.

고수야 모든 요리에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고소한 코코넛 맛의 카레에 아주 풍부한 소갈비는 정말 맛있습니다.

땅콩과 감자덕에 고소한데, 또 적양파는 엄청나게 달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다양한 재료들이 각각 강하게, 확실하게 느껴지면서도 너무 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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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와 함께 먹기 위해 시킨 로티입니다.

난 보다 납작하고 얇고, 쫄깃 쫄깃... 잘 어울립니다.

찍어서도 먹고, 갈비를 싸서도 먹고...

아 기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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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메인입니다. Khao Soi Kaa Kai입니다.

태국 북부 스타일의 골-든 커리입니다.


위에는 튀겨진 바삭바삭한 계란국수가, 밑에는 잘 익혀진 계란국수에 닭다리가 두개 들어있습니다.

신선한 생 강황을 잔뜩 넣었다는데, 입에 넣는 순간 강황이구나...싶습니다.

닭다리는 항상 맛있습니다.

피클된 겨잣잎, 양파, 그리고 필수인 고수입니다.

저 옆에 작은건 핫소스입니다.

추장...쌈장.. 중간의 맛이었는데 꽤나 매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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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한입 호로록. 더러운 접시는 무시해주세요.

이상하게 다른건 다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데, 카레를 먹을때면 깔끔하게 먹을수가 없습니다.

신경을 쓰면 쓸수록 자꾸 뭐가 쌓여요.


와. 배부릅니다. 행복합니다.


하 지 만


후식 안먹었죠 아직? 후식은 두개밖에 없다고 합니다.

둘다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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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삼촌의 아이스크림 선데이 입니다.


요즈음 들어 레스토랑들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선데이를 내놓는 게 유행처럼 번져버렸는데, 아주 좋지 못한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음식점들이 돈을 많이 벌어오지 못하는 페스츄리 부서에 제대로 된 페스츄리 주방장 대신 부주방장을 앉혀놓게 되면 연간 3~4만불의 지출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식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제대로 신경써서 창의적인 후식을 매일 펌핑해 낼 수 없게 되어버리니, 아이스크림을 내놓게 되버립니다.

가성비가 최강이죠 아이스크림은. 큰 영감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재료가 엄청 구하기 힘든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내어놔도 맛있고, 노동도 적게 들고, 사람들이 나눠먹기도 편하니 잘 시키게됩니다.


문제는... 기술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직접 만드는 선데이 컨셉으로 밀고가는 음식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선데이는...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젤라토 제작으로 유명한 Il Laboratorio 에서 만든 코코넛 젤라토 위에 태국의 맛들을 층층이 쌓았습니다.

얇은 코코넛 웨이퍼 위에, 말려진 신선한 생 코코넛, 캔디된 땅콩에, 팜슈가로 한층 단맛이 고조된 갓 휘핑한 크림까지.

환상적입니다.


여태 먹었던 전채와 메인의 연속체이며, 마무리를 짓기엔 완벽하다 생각합니다.

아 고소해라. 이것만 먹으러 또 갈 수 있을것 같습니다.

물론 음식들의 연장선에 있기에 더욱 더 즐거운 맛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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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호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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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디저트입니다. 접시 참 이쁘네요.

Koginut squash에 들어있는 판단향 코코넛 커스타드 브륄레 입니다.


후식으로 먹기엔 호박이 조금 무겁습니다.

동남아의 바닐라인 판단이 가미된 크렘브륄레 역시 묵직한 식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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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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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호로록...


아이스크림에 비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거하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대단한 음식점이었습니다.


예약따위 받지 않는 패기. 2시간의 대기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만약 뉴욕에 오신다면 절대로 추천합니다.

오후 5시 반에 문을 여니, 이른 저녁으로 달려오면 줄 안설겁니다.

저처럼 6시에 왔다가 2시간 줄서는 낭패는 보지 않으시도록...


부드러운 공간에 생기있는 손님들과 창의적인 요리들로 가득합니다.

단지 음식 뿐 아닌 특별한 경험을 식탁으로 가져오는 흔치 않은 레스토랑들 중 하나였습니다.


뉴욕엔 맨하탄 내에만 해도 2만 4천개정도의 음식점들이 있다고 합니다.

하루 세끼 다른 곳을 다니며 꼬박꼬박 20년을 먹어도 다 못간다는 뜻이죠.

시티의 퀸즈라던가 브루클린 같은 다른 지역까지 합치면 평생 먹어도 다 못먹습니다.

이 사실을 염두에 둬서인지, 같은 음식점에 두번...가는곳들은 어느정도 있지만, 세번 이상 가는 일이 제겐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곳은 기회가 된다면 확실히 다시 올것입니다.


내일 뭘 먹을지 고민하러 9럼 20000.
























출처: 기타음식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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