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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좀바꿉.. | 18/02/18 00:19 | 추천 20 | 조회 3236

이번 설.. 간호사 여자친구가 죽었습니다..널리퍼뜨려주세요.. +1182 [22]

보배드림 원문링크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153229

이미 다른 간호 커뮤니티에는 제가 도움을 받고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남자친구 당사자이며 다른 커뮤니티에 올린 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널리 퍼뜨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박선욱 간호사 남자친구입니다. 우선 새해 설날부터 좋지 않은 소식 전달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이 글은 여자친구 지인 분의 도움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와해되는 부분이 생길 듯하여 제가 직접 적고 지인분 아이디로 글을 올립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이 이렇게 되어버려서 허탈한 마음이 너무 큽니다. 저랑 결혼도 약속했었던 사이라 이 슬픔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습니다. 이 일이 일어나기 전 날 오전 8시에 저는 여자친구로 부터 카톡 메세지를 받았습니다 "나 큰 일 났어, 무서워 어떡해?" 이 말을 듣고 업무를 보던 저는 회사에 반차를 쓰고 여자친구를 보러 달려갔습니다. 병원 기숙사 앞에 도착해서 기다리는데 멀리서 손을 벌벌 떨면서 다가오는 여자친구를 봤습니다.

2년 동안 만나면서 그렇게 무서워하던 얼굴은 처음이었고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슨 일인지 설명을 듣고 나서 느낌이 좋지 않았기에 아무래도 저랑 같이 있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집에 데려다 주려고 했지만 여자친구는 저에게, "어머니께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너무나도 죄송하다" 라고 만 했습니다. 저랑 같이 시간을 조금 보내다가 저녁 시간에 um님(수선생님)과 프리셉터님(사수)을 보러 간다고 했습니다.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만나서 도대체 어떤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심을 시켜주시기 보단 또 혼내셨겠죠? 평상 시에도 저와의 대화에서도 "출근하기가 무섭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지?" 라고 했으며 아직도 제 핸드폰에 내용이 저장되어있습니다. 여자친구는 저에게 사수가 가르쳐 주신 것이 없고 다른 간호사분이랑 근무할 때는 너무 많이 배웠다며 저한테 그렇게 자랑을 했습니다. 사수 분께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과 여자친구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하루에 잠을 세 시간씩 자며 공부하고 살이 5키로가 넘게 빠졌습니다.

이브닝 근무를 가면 오후 1시에 가서 다음 날 새벽 5시에 돌아와서 항상 하는 말이, "나 왔어,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였습니다. 살이 계속 빠지고 그렇게 자신감 넘치던 표정이 나날이 우울해지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해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어서 더욱 슬펐습니다. 너무나도 답답한 마음에 저는 여자친구한테 도움이 될 수 있는게 없을까 하는 마음에 간호사 관련 카페에 글도 남겨보고 지인 분들께도 여쭤봤지만 딱히 명확한 답은 없었고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라고만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진작 그만 두라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무서워하던 제 여자친구를 보듬어 줄 수 없었을까요?

혼자 두면 안될 것 같아 그날은 저와 뜬 눈으로 같이 병원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밤을 지샜지만 아침이 되어도 두려워하는 모습은 여전했습니다. 날이 개고 오전 7시 경 기숙사에 가겠다는 여자친구를 데려다 주고 저는 다시 돌아와 잠을 잤습니다. 약 1시간 후 여자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여자친구는 저한테 병원에 반납하지 못한 약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 약들은 아직도 제 차에 있습니다. 제가 약을 받으러 갔을 때 여자친구는 약간은 진정된 모습이었지만 아직도 많이 불안해 보였습니다.

이때가 제가 여자친구를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전 슬픔보단 분노에 차있습니다. 장례식에서 본 분들, 위로 하러 오셨던 분들께 모두 감사드리지만 여자친구를 힘들게 하고 무서움에 떨게 했던 사람들, 기계적으로만 여자친구를 대하고 아무런 가르침 조차 하지 않고 매서운 눈초리로만 쳐다보던 사수 간호사분, 어제 장례식장에서 제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표출해도 꿈쩍하지 않던 분 제가 기억합니다.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에 여자친구의 면접사진이 걸린 걸 보았습니다. 같이 가서 찍은 사진인데, 너무 멋있었고 누구보다도 아름다웠습니다. 제 핸드폰 배경엔 아직 여자친구가 웃으며 저를 보고 있고 수천장의 사진이 있는데 또 눈물이 날까봐 핸드폰을 보기가 두렵습니다.

오늘 오전 9시, 여자친구의 관을 들고 유골 함을 들면서 저는 평생 느껴 볼 수 없었던 슬픔에 잠겨 다리가 풀리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첫 월급을 받고 여자친구에게 사준 목걸이, 2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차고 다녔던 반지와 여자친구를 보내주었습니다. 저와 미래를 약속했었던 여자친구, 이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도와주세요. 가는 길 편하고 따뜻하게 보내주고 싶습니다.

제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라고 생각 되지 않습니다. 여태 그동안 간호 업무를 어떻게 관리 했으며 간호부 위선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 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욱이 누나만 힘든 일 겪었으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간호사분들 힘드신 것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힘을 합쳐야 합니다. 도와주세요. 개인적으로 하실 이야기가 있으시면 yoonil.kim2@gmail.com 이나 01020658263 또는 쪽지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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